2009년 11월 16일
초보캠핑(서산 용현계곡)

[ 설까치님이 찍으신 우리 텐트]
캠핑이라고 별거 있나,
그저 텐트 하나 들고 야외로 나가서 하룻밤 자고 오면 그게 캠핑인거지......,
라고 생각했었으나 우연찮게 회사 후배와 캠핑 아닌 캠핑을 하게 되고나서
“ 아! 이런 것이 진짜 캠핑이로구나? ” 생각하게 되었다.

주말농장에 배와 고구마 수확하러 가는 날 우리 가족은 신선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나는 드럼이나 들통을 잘라서 만든 통에 번개탄을 피우고, 마트에서 파는 석쇠에 고기를 구워먹으면 되는 줄 알았었다. 신문지나 돗자리에 양념과 상추 등 부산물을 올려놓고......,

또 주변의 돌멩이를 주어 그 위에 앉아서 먹으면 되는 줄 알았다.
물론 그렇게 해서 먹어도 맛만 좋고, 야외에 나온 기분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그러나 후배와 함께한 캠핑 아닌 캠핑에서 화롯대가 등장하고, 럭셔리 체어, 해먹, 테이블이 쫙 세팅되는 것을 지켜보고 우리 부부는 신선한 충격 아닌 충격을 경험했다.

그 후로 우리 부부는 캠핑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되었고, 밤마다 집사람과 애들이 캠핑 카페와 인터넷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이것저것 캠핑에 필요한 장비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어딘가에 빠지면 끝이 어딘 줄 모르고 빠져드는 내 성격에,
다른 사람들의 캠핑후기를 들여다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우리가족도 곧 캠핑에 빠지게 될 것이라 느꼈다.

캠핑을 당장 갈 것도 아니면서 꼭 필요한 것부터 사 모으자 라고 집사람과 의기투합이 되었다. 그러길 몇 주가 지나고, 우리는 서울에 있는 캠핑온 이라는 매장을 찾게 되었다.

지름신이 왕림하여 몇 가지 지르고, 텐트와 기타 소품들은 캠핑경험이 많은 분들과 어울리면서 이것저것 고려하여 준비하기로 했다.

드디어 우리 가족이 캠핑을 하게 되었다.
집에서 가까운 서산의 용현휴양림 입구에 있는 계곡에서 서산, 태안, 당진에 살고 있는 분들이 번개형식으로 캠핑 한다는 공짓글을 보게 되어 참가하게 되었다.

날씨가 좋지 않다는 예보는 있었으나 토요일과 일요일에 비는 오지 않는다고 하여 토욜 출발하였다. 텐트는 회사 후배가 금욜 미리 쳐 놓는다고 해서 우리는 이불과 전기장판 등 기본적인 장비만 들고 가게 되었다.

용현계곡의 계곡끝집은 지난여름 텐트생활을 하루 해본 적이 있는 집이었기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애들 놀 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MP3에 요즘 유행하는 만화영화를 다운받고, 배드민턴, 야구 공놀이 할 장비도 챙겼다.

금욜은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화롯대에 불을 피워놓고 밤하늘의 별을 세며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 할 생각에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들떠 있었다.

흐린 하늘을 보고 한 가득인 짐을 차에 싣고, 캠핑 장을 찾았다.
미리 와 계신 주선자인 설 까치님과 반갑게 인사하고, 텐트 등 캠핑에 대한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듣고, 준비해간 파전에 소맥을 한잔 할 때까지는 너무 좋았다.

전기장판이 고장 나 산나루님께 빌리려 당진까지 다녀와야 했고,
캠핑에 대해 설명도 듣고 함께 어울릴 설 까치님은 갑자기 회사의 일로 출근을 해야 했으며,
우리부부는 아무도 없는 캠핑장의 지킴이가 되어야 했으며,

화롯대에 불을 지피고 분위기를 잡으려 하니 비가 와서 리빙쉘로 대피해야 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리빙쉘에 물이차고,
잘 동작되던 전기장판이 또 말썽을 부려 새벽에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춥다는 아이들 때문에 그냥 버틸 수가 없었다.

그래도 잠자기 전 잠시나마 리빙쉘에서 가족이 함께 어울린 것이 보람이라면 보람이겠다.

집에서 한숨 자고 다시 캠핑 장엘 찾았더니 설 까치님과 개우럭님이 반겨주신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서로가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다.

캠핑 장에서 눈을 맞으면 대단한 행운이라고 하는데,
아직 캠핑 아마추어인 우리 부부는 감당 할 수 없다.
겨울캠핑은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처음 뵙게 된 설 까치님과 개우럭님 반가웠고,
텐트와 기본적 장비를 선 듯 빌려주신 산나루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음기회에 또 도움 받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족에게는 잊혀지지 않을 첫 캠핑이었습니다.

# by | 2009/11/16 17:44 | 가족 기행 | 트랙백 | 덧글(4)



